담백함의 끝 타로 들깨죽 | Taro Perilla Porridge

가을비 내리는 아침 따뜻한 토란죽 한그릇



시카고 한국일보 건강요리칼럼 서정아의 건강밥상

Chicago Korea Times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비는 조용히 내려 마음을 적시고 촉촉히 젖은 기억 속엔 어릴 적 추억이 떠올라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한여름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를 가려주던 토란잎 우산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꼬맹이들.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친구들과 떠는 수다에 정신이 팔려 어느새 비가 그친 것도 잊고 노을 빛 담긴 빗방울이 또르르 굴러 흙 묻은 신발 위에 떨어질 때 쯤에야 자리를 털고 일어나곤 했다.


토란잎 우산대 밑으로는 아이들의 비밀 이야기를 들으며 알알이 영글어가는 토란이 그득했다.

토실토실 자란 토란은 촉촉한 가을비를 맞는 이맘때 쯤이면 동네 어르신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마음씨 착한 옆집 할머니는 찌그러진 양푼그릇에 대충 털어낸 흙 묻은 귀한 토란을 담아 살짝 건